새삼 직장인 블로거분들이 존경스러워지는 요즘입니다.
일하면서 꾸준히 포스팅한다는건 정말 힘든거군요 ㅎㅎ;
오늘은 이번주에 지하철로 출퇴근하며 겪었던 황당한 일에 대해 포스팅해 봅니다.

금요일 퇴근길에, 밤10시 넘어 일을 마치고 30분걸려 중앙선으로 환승할 지하철역에 내렸습니다.
그 다음날도 일할걸 생각하니 뭔가 짜증도 나고 별로 기분이 좋진 않았었죠.. 일을 많이 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일주일에 6일 하루 10시간 넘게 일하는건 진짜 고역이더라구요.
그래도 이제 집에 가니 가면 푹 쉬어야겠다 생각하고 멍하니 걸어가고 있는데 옆에서 별안간 누가 말을 걸어왔습니다.
밑에는 대화내용이에요. 진한 글씨가 그 수상한 사람입니다.

"저기요."

"네?"

"잠깐만 질문좀 할게요."

"네??" - 이때 제가 수상한 낌새를 느끼고 그냥 가려고 했습니다.

"아 그냥 가지 마시구요."

"왜 그러시는데요?"

"혹시 평소에 눈에 띄신단 말 안듣나요?"

"아니요 안듣는데요."

"그럼 사람들한테 특별하단 소리는 들은적 없나요?"

"안듣는데요...왜그러시는데요?"

(이 뒤로 계속 비슷하게 사람 치켜세우는듯한 소리만 계속..)

"저한테 용건 있으신가요. 제가 빨리 가야되서요."

"혹시 불우한 사람들을 위해 기부할 생각 없으신가요?"

"기부할 생각은 있는데 어느 단체에서 나오셨는데요?"

"아...네?" - 그질문에 대답은 준빌 못했는지 갑자기 머뭇머뭇..

그럼 그렇지...하고 한숨한번 푹 쉬고 뒤에서 저기요~!하는 소리 무시하고 집으로 갔습니다.
딱 보기에는 저랑 비슷한 그냥 멀쩡한 20대 여자로 보이던데 참 별일 다있네 싶더군요.
괜시리 짜증이 팍 나길래 오빠한테 오늘 어떤 사람이 어쩌구 저쩌구~하고 푸념만 늘어놓으니까
웬걸, 오빠도 얼마 전에 집에 오는 길에 그랬다더라구요.
오빠한테는 참 복이 많아보이시네요~ 이러면서 말을 걸더랍니다.ㅋ
그러다가 기부얘기를 꺼내서 오빠는 그냥 별 생각 없이 낼게요. 했더니 그럼 한달에 오천원씩 낼 생각은 없냐고 했다네요.
꼭 도움이 필요한 사람한테 기부를 하는 거라면 했겠지만 제 생각엔 그냥 호객행위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 같습니다.
진짜 기부단체에서 나왔을지도 모르겠지만 기부단체에서는 먼저 어디인지 밝히지 않을까요?
버스타고 다닐때는 그래도 이상한 사람은 별로 만난적 없는데, 요즘 지하철 타고 다니면서 느끼는건 세상에 참 별 사람 다있구나.. 하는것 뿐이네요. 안면몰수하고 남시선 신경도 안쓰고 민폐인 사람도 많구요.
갑자기 버스타던 시절이 그립습니다... 그냥 한시간 더 걸려도 버스를 타고 다닐까 진지하게 고민됩니다.
혹시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분들은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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